인천 검암에서의 생활은 고되기만 하다. 거의 모든 생활권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20대 중반, 그것도 대치동 13년차 주민이 난생 처음 들어본 지명에 갇혀 유배당한 지 이제 4개월 째. 여전히 공기는 낯설고 밤에 내리는 나의 생활은 익숙하지가 않다. 오늘 하루도 먼 곳에의 여정을 떠나왔고 대중교통 안에서의 시간은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꼬여버린 일정에 잔뜩 심기가 불편해져 맨땅에 대고 누구도 아닌 누군가에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잠시 머리를 식힌다. 익숙해지지 않는 공간이 나의 생활에게서도 낯설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일까. 구차한 핑계를 대며 다시 일정을 짜고, 다시 복습한다. 나의 구성성분 중 그 무엇이 잘못되어 삐걱대고 있는걸까. 난 이제 정말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한 것 없이 다 갖추었고 온 힘을 다해 열정과 사랑을 뱉어낼 수 있게 되었는데도 모자라기만 하다. 

난 왜 매번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로 답을 내지 못하며 사는 것만 같을까. 답은 정해져 있는데도.








2013. 7. 1. 18:04





눈을 뜨니 여름이었다. 계절의 흐름을 자꾸만 놓쳐 촉박해지는 시간이 날 구석에 두고 도는 모습을 좇을 새 없도록 길었던 잠이 이제 막 끝났다. 습관처럼 찾아오는 무언갈 깨물고 싶은 충동에 이를 악물지만 또다시 배어오는 공허한 맛을 느낀다. 이번에도 역시 이름 모를 그 감정을 붙잡지 못한다. 이내 아무도 없음을 깨닫고 두 눈을 다시 꼭 감는다해도 여름은 날 가벼이 스쳐지나가지 않는다.
힘겨운 여름이 시작됐다. 그리고 마음은 습하고 덥게, 숨을 쉬기 위해 버둥거린다.





2013. 5. 27. 11:48




그래서 나는 언제 버림받는건데?





2013. 5. 13. 03:33